많은 선생님들께서 4월 26일 조선일보 기사를 보셨을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기사에 대응을 하고 싶었으나, 학계의 교수님과 선배님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이 없어 제가 글을 올립니다.
(중앙여고 서경은 선생님께서 먼저 전화로 조언을 주셨습니다.)
아래는 기사를 링크한 것입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25/2011042502104.html
하단의 내용은 조선일보에 보내고 싶은 내용을 1차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저도 학교일로 바빠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해 부족할 것입니다.
보시고 의견을 주시고, 수정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홍보국에서는 조선일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정보도청구, 학도협 공문발송, 신문사 홈페이지 글 올리기 등등..)
저는 현재 기자 이메일주소만 있습니다.
2. 선생님들께서도 다른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아시는 것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침묵하고 있는 권리는 아무도 구제해주지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정책국장으로 의견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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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풀리즘 법안 기승” 4.26. 에 대한 학도협 의견
조선일보 방현철기자(banghc@chosun.com)
“포률리즘 법안 기승”이란 기사를 보고 조선일보의 교육에 대한 인식에 크게 실망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핵심 교육시설로서 학교도서관에 대한 박약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발언으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학교도서관마다 사서교사가 필요한지 의문이다.”는 말은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에 대한 무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외국의 명문 고등학교들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방문하는 곳이 학교도서관이다. 학교의 교육상황과 교육 내용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모외국어고등학교에 IB라는 국제교육인증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방문한 실사단이 학교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도 학교도서관이었다. IB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수준의 자료와 교육환경을 구비하고 있는지 학교도서관을 통해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다.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학교들은 모두 최고 수준의 학교도서관을 구축해야 하며, 운영해야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학교도서관은 2003년까지 버려진 공간이었다. 20년 이상 묵은 먼지 쌓인 책들의 창고, 또는 독서실로 존재했었다. 학교의 상징이 학교도서관이고, 교육의 심장이 도서관이라는 구호만 희미하게 있어왔다. 그리고 2002년 처음으로 국가차원에서 ‘학교도서관 활성화사업’이 시작되었다. 전국의 학교마다 제대로 된 학교도서관을 설치해서 지식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7차 교육과정 이후의 모든 교육과정은 기존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 교육과 학습자 주도의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을 기반으로 창의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인가? 바로 학교도서관이다. 그동안 버려졌던 학교도서관에 관심을 보이고 부족한 금액이나마 예산이 배정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노력으로 학교도서관의 시설과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밝은 조명, 푹신한 쇼파, 세련된 인테리어로 단장된 학교도서관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1년 현재 학교도서관은 다시 죽어가고 있다. 학교도서관은 도서대여점 수준의 역할에 그치고 있으며, 학교도서관 담당자는 대출반납과 시설관리의 역할만 하고 있다. 최신의 인테리어와 환경을 갖추고서 교육적 역할은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KTX 선로를 설치하고, 선로 위에는 증기기관차가 다니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교육 내용을 이해해야 하며, 도서관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런 능력은 단시간에 획득되어 질 수 없으며,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전문 사서교사가 지속적인 전문성 향상을 통해서만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도서관 담당자의 80% 이상이 일용직이다. 매일 일당으로 계산해 급여를 받고 있으며, 매년 계약 여부에 따라 학교를 옮겨 다니거나, 실업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도서관의 전문적 운영은 불가능하다. 도서대여점의 알바생 수준의 급여를 주고서 전문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황당하다 할 것이다. 이찬열 의원이 발의한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은 학교도서관 담당자의 신분을 최소한 정규직화 함으로써 전문서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이런 법안을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가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는 황당한 발언을 기사로 게재하는 것은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역할마저 무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학교도서관은 외양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장서의 수준과 교육과의 연계성은 아직 미흡하기만 하다. 하드웨어는 최신이지만, 소프트웨어는 폐기해야 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학교도서관이 교육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하드웨어에 걸맞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인력의 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